나도 요즘 호랑이 형님 웹툰에 푹 빠져 있는데, 문득 예전 기억이 떠올라서 글을 남겨본다.
어린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이지만 그 기억은 아직도 또렷하고 충격적으로 남아 있다. 예전에는 누구나 그렇듯 나도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시절 명절날이면 아버지 손에 이끌려 늘 큰아버지 댁에 차례를 지내러 갔다. 물론 어렸을 때는 즐거운 기억이지만 점점 나이가 들수록 왠지 큰집을 가는 일은 부담스럽다. 아무튼 그 놀라운 이야기는 내가 초등학교 입학 전 차례를 지낸 후 큰 아버지가 점심을 드시고 난 후 시작되었다. 큰 아버지 역시 직접 목격하신 건 아니고 큰 아버지의 삼촌에게 들었던 이야기라고 말씀을 전하셨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큰 아버지 댁은 경상남도 산청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박항서의 고향이라고 하는 생초다. 참고로 산청의 지리적 형태는 지리산과 인접해 있는데 지리산은 워낙 큰 줄기를 갖고 있는 거대한 산이라서 경남의 산청, 함양, 거창 등 여러 지역에 그 거대한 줄기가 뻗어져 있다. 이 일대는 특히 약초가 유명한데 특히 송이버섯이 많이 나고 상품이 좋아서 지역민들에게 경제적으로 쏠쏠한 도움을 준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1910여년 그날, 우리 큰아버지의 삼촌은 삼촌의 아버지(이하 아버지로 지칭)와 산행을 떠났다고 한다. 물론 목적은 송이버섯을 채취하는 것이었다.
참고로 위의 사진은 내가 5년 전쯤에 산청의 큰아버지 댁에 산행을 해서 채취한 송이버섯으로 송이가 잘 나는 지역은 소나무 군락지에 흙은 모래흙이라서 배수가 잘되며 햇볕이 적당히 잘 드는 8부 능선 정도에 서식한다. 산꼭대기 정상 정도까지 상당한 높이를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지리산에 접한 산청 골짜기는 산세가 험하고 깊다. 정말 길을 모르고 가는 초보 산행 자는 길을 잃기 쉽고 워낙 급 비탈이 많아서 그냥 혼자 가는 일은 위험하다.
산의 5부 능선을 넘었을 때의 일이다. 삼촌과 아버지는 여느 때처럼 송이를 채취하는 일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저기 솔잎과 낙엽으로 뒤덮인 볼록한(버섯이 성장하면서 낙엽을 들추고 나오면 그 부분만 부자연스럽게 볼록해짐) 산 바닥을 막대기로 해짓던 삼촌은 무언가의 사체를 발견한다. 그것은 놀랍게도 멧돼지였다. 깜짝 놀라 아버지를 불렀더니 아버지가 삼촌에게 다가오셨다. 산에서 나름 힘세고 포식자인 멧돼지가 이렇게 발견된 일도 놀라웠지만 그보다 놀라운 일은 그 멧돼지가 일부분만 발견되었다는 점이었다. 아버지 역시 그런 장면을 처음 보셨는지 도무지 의아해하셨다고 하였지만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그냥 내려갈 수도 없는 일이었다. 특히 아버지는 겁이 없으신 편이라고 했다. 그렇게 30분을 위로 올라가면서 송이버섯을 서너개 쯤 더 채취하면서 기분이 좋아져 멧돼지 일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릴 때쯤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무지막지한 고함소리와 날카로운 비명 같은 소리가 연이어 들려오며 합쳐지는 순간 삼촌의 등에 순간 소름이 돋아났다고 한다. 아버지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 겁이 없던 아버지의 눈빛이 흔들린다는 사실을 어린 삼촌도 눈치채고 말았다. 동시에 공포를 느낀다는 사실이 그렇게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삼촌은 그 날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워딩이 길어진 관계로 잠시 쉬었다가 다음 편도 내 게시판의 k-culture에 연재하도록 하겠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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