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태풍과 관련되어 위험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빌딩풍에 관한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부산에 살고있는 제 친구도 그렇고 아무래도 고층 건물에 거주하고 계신 분들은 걱정이 이만저만한게 아닐 것 같습니다.
2003년도 태풍 매미를 기억하시나요?
미국에서 토네이도와 관련된 피해사례를 종종 매스컴을 통해 볼 때마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했던 제게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아직까지 놀라운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는 역대급 태풍이었습니다.
벌써 17년 전의 일이네요.
태풍매미의 피해규모는 당시 마산, 사천, 부산 등 경남 일대를 강타하며 130명의 사상자와 4조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입히기도 했습니다.
당시 한반도의 피해사진만 봐도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크레인이 엿가락처럼 휘거나 유람선이 뒤집어질 정도로 막강한 바람이 불어 피해규모가 좀 더 커졌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거형태는 기술집약적 형태의 초고층 건물이 속속 지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엔지니어들은 면밀한 건축학적 설계를 토대로 좀 더 높이 그리고 더 크게 주거시설을 확대하는 것에 성공했지만 한 가지 예상하지 못한 건축공학적 판단 미스가 발생했습니다.
빌딩풍이라고 하죠.
좁은 고층 건물과 건물사이를 통과할 때 발생하는 평상시의 바람보다 바람의 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형태의 바람을 말하는데요.
이런 강력한 바람에 의해 창문과 외벽이 산산조각 나거나 건물 자체가 심하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초고층 건물은 엘리베이터에 문제가 발생하면 밖으로 대피하는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에 더욱 두려운 현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2016년에 부산 마린시티에 살고 있던 제 친구가 그 피해사례에 대해 제게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고층에 살고 있던 친구는 마치 집이 무너질 것 만 같은 심리적인 두려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실제로 선반이 흔들려 액자나 가전기기 등의 파손도 일어났고요.
특히 엘시티에서의 바람의 속도는 빌딩사이를 통과하는 순간 2배 넘게 증가한다고 하니 부산시민들은 여러모로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이러한 빌딩풍의 피해사례는 강남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발생하고 있는데요.
성균관대 연구팀의 자료를 인용하면 강남 지역에 초속 11미터 이상의 빌딩풍이 연간 1453회가 발생하면서 이제는 특정 지역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물론 해안가에 밀집된 해운대의 초고층건물 보다야 조금 더 안정성이 높겠지만 향후 이상기후현상의 지속적인 발생으로 태풍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다면 누구도 안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건축전문가들의 빌딩풍 위험 분석이 시급하며 피해 예방을 위한 관련 규정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인간의 기술적 오만이 언젠가는 처절한 댓가를 치르게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어쨌든 빌딩풍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지구 환경변화와 맞물려 발생하는 현상인 만큼 우리 모두 환경을 지켜나가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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