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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홍상수 감독을 좋아한다.

 

그가 뻔뻔한 건 사실 같지만 그래서 나는 그의 영화를 좋아한다.

 

홍상수라는 사람의 도덕적인 면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왜냐고?

 

“이해가 안가면 안 가는 거죠. 제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연극과 학생이 감독님은 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영화를 만드세요?”

 

라고 물었을 때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영화감독 구경남은 그렇게 답했다.

 

아니, 홍상수는 그렇게 말했다.

이해가 안가시죠? 제가 어찌하겠습니까??

 

그것이 홍상수가 살아가는 유일한 방식이다.

 

고순(고현정)은 홍상수에게 물었다.

 

왜 본인의 이야기를 영화화하세요?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해 잘 모르니까

 

나는 이 영화의 다른 줄거리는 더 이상 소개할 생각이 없다.

 

두 문장의 명대사가 이미 모든 걸 말해버렸으니까.

 

아니 사실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홍상수 영화에 대한 나의 일관된 영화평은 이렇다.

 

평론을 할 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비교적 다른 감독들의 작품보다 많이 봤으니까.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북촌방향

옥희의 영화

극장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 수정

강원도의 힘

 

내가 보아 온 홍상수에 관한 이야기들은 이랬다.

 

그의 이야기들은 의도섞인 배우들의 어설프고 능청스러운 연기 속에

 

정적이고 지루한 듯 느껴지지만 정신없이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언제나처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과 근본적인 욕망을 본인 스스로를 빗대어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있다.

 

당신은 그럴 용기가 있나요? * 영화에는 단 한번도 안 나오는 대사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효진과의 회식 자리에서 그녀 스스로가 무언가 깨달음을 얻고 완벽해졌다고 얘기할 때의

 

건성건성 듣는 장면도 내가 꼽는 또 하나의 명장면이다.

 

인간의 불완전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인데 마치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 된것 마냥.

 

당신은 어차피 또다시 불완전 해질텐데 라고 말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

 

잘 알지도 못하면서.

 

* 홍상수 영화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어떤 분의 댓글도 환영합니다.

  제 블로그의 첫 번째 악플러가 되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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